귀촌

은퇴자 부부의 귀촌 후 재정관리 전략

edwardnews 2025. 7. 11. 05:21

은퇴 후 도시를 떠나 자연과 가까운 시골로 귀촌을 선택하는 부부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조용한 환경, 저렴한 주거비용, 그리고 여유로운 일상을 꿈꾸며 시작하는 이 삶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낭만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도시에서는 정기적인 수입과 다양한 사회적 기반 덕분에 가능했던 생활 수준이, 귀촌 이후에는 다양한 제약과 구조적 불균형으로 인해 유지되기 어렵다. 특히 정기적 소득원이 제한된 은퇴자 부부에게는 귀촌 이후의 재정관리가 안정적인 정착의 핵심 조건이다. 많은 부부들이 ‘시골에 가면 돈이 안 든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초 생활비, 유지보수비, 예기치 못한 의료비와 지역 생활비 등이 계속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귀촌을 강행한다면, 자연 속의 삶은 자유가 아닌 불안으로 변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은퇴자 부부가 귀촌 후 직면하게 되는 경제적 현실과 그에 맞서기 위한 구체적인 재정관리 전략을 다룬다. 도시에 있을 때보다 더욱 명확한 자금 흐름의 통제와,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가계 운영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살펴볼 전략은 단순한 절약이 아닌 ‘생활 설계’의 개념에 가깝다.

 

은퇴자 부부의 귀촌 후 재정관리

 

생활비 구조 점검과 최적화 : 귀촌 후에도 예산 관리는 핵심이다

귀촌을 하면 생활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부 비용, 예를 들어 임대료, 교통비, 외식비 등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시골 생활에도 고유의 지출 항목이 있으며, 특히 기초 생계비는 여전히 존재한다. 우선, 주택을 자가로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주택 유지보수비는 예상외로 자주 발생한다. 특히 오래된 농가주택이나 전원주택은 계절에 따라 지붕 수리, 보일러 점검, 단열 보강 등 예기치 못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식료품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져 도시보다 물류비가 더해진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 식비가 의외로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귀촌 후 첫 3개월은 가능한 한 모든 지출을 항목별로 기록하고,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월 고정비, 변동비, 비정기 비용을 명확하게 나누고 각 항목에 대한 예산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특히 전기, 수도, 난방 등 공공요금은 계절마다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1년 단위의 평균치를 산출해 장기 예산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골에서는 현금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세부적인 지출 흐름이 더 쉽게 누락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간편 가계부 앱이나 수기 가계부를 병행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활비 점검의 핵심은 ‘줄이는 것’보다는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다. 수입 대비 지출의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고정지출의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생활 패턴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귀촌 후 재정관리의 첫걸음이다.

 

수입원의 다각화 : 정기 수입 없이도 돈이 도는 구조 만들기

귀촌 후 가장 큰 재정적 불안 요소는 정기적인 소득의 부재이다. 대부분의 은퇴자 부부는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일정한 금융자산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러한 수입은 예측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활비 상승이나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단순한 연금 수령에만 의존할 경우 인플레이션이나 예기치 못한 의료비 증가 등에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자 부부는 귀촌 이후에도 일정한 수준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우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소규모 재능 기반 수익 활동이다. 예를 들어 한쪽 배우자가 도시에서 교직이나 회계, 요리 관련 업무를 해왔던 경험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강의, 지역 평생교육 프로그램 출강, 블로그 및 유튜브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소규모 농작물 재배 및 직거래 장터 활용도 귀촌 환경에서 가능한 수익원이다. 주말 농장을 도시민에게 임대하거나, 직접 유기농 작물을 재배해 SNS를 통해 소규모 판매를 시도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도다. 초기 수익은 미미할 수 있으나, 정기적으로 반복되면 생활비의 일부를 보조해 주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간을 활용한 수입 창출, 예를 들어 여분의 방을 민박이나 숙박업으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며, 지역 여건과 인허가 여부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은퇴 후 수입 창출 활동은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서, 삶에 활력을 주고 자기 역할을 재정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지속성과 삶의 만족도를 고려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긴급 상황 대비 시스템 : 예기치 못한 비용에 무너지지 않는 준비

귀촌 후 생활이 안정되더라도, 인생은 늘 예상하지 못한 변수를 동반한다. 특히 은퇴자 부부에게 가장 큰 위협은 질병과 건강 악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다. 도시에서는 쉽게 접근 가능한 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작은 보건소나 의원만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 이송비, 병원비, 약제비가 한꺼번에 부담으로 몰려올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의료비를 위한 별도의 긴급 자금 계좌를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 외에도 실손보험, 진단보험 등 보조적인 보험 상품을 잘 구성해 두면 위기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수리, 자연재해로 인한 주택 피해, 긴급 귀경 등의 상황을 고려한 비상금 계좌의 이중 분리도 권장된다.

가령, 하나는 의료비 전용, 다른 하나는 주거 및 교통 관련 긴급비용용으로 분리하면 목적에 따라 분산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금융 테크닉이 아닌, 위기 발생 시의 정신적 안정감까지 제공한다.

또한, 만일을 대비한 가족 간 역할 분담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배우자 중 한 명이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계좌 비밀번호나 필요한 행정서류의 위치 등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대비책은 일상에서 불편함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위험 요소로부터 삶을 보호하는 장치다. 귀촌 후에는 특히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된 시스템’이 유일한 대안이 된다.

 

 

귀촌 후 장기 재정 플래닝 : 10년을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귀촌 생활은 단기 체류가 아니라, 수십 년을 살아갈 공간이다. 그렇기에 재정 전략 또한 단기적인 지출 통제를 넘어서 10년 단위의 장기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 많은 은퇴자 부부는 귀촌 직후에는 비교적 활력 있는 생활이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간병비, 이동성 저하로 인한 추가 비용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래 비용을 고려하여 장기 자산 분배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은퇴자산 중 일부는 반드시 유동화가 용이한 형태(예: 예금, CMA, 단기채 등)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예: 안정적 배당을 주는 우량 주식, 공모형 리츠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자녀와의 재정적 관계도 장기 전략에 포함되어야 한다. 혹시 모를 자녀의 경제적 지원 요청이나 반대로 자녀의 부양 제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부부가 사전에 합의해 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유언장 및 상속 계획 또한 현실적인 준비 중 하나다. 특히 농촌 주택이나 토지를 소유한 경우, 그 소유권 및 향후 활용 계획을 명확히 해두지 않으면 가족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귀촌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전략적 이동’이어야 한다. 경제적 안정 없이는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도 일상의 위로가 될 수 없다. 은퇴자 부부가 귀촌 후에도 자립적이고 존엄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오늘의 재정적 선택이 미래의 삶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