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귀촌 초기 3개월 동안 은퇴자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

edwardnews 2025. 7. 13. 14:27

많은 은퇴자들이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귀촌을 선택한다.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서는 전원생활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운 일상을 강조하지만, 실제 귀촌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특히 귀촌 초기 3개월은 은퇴자가 현실을 가장 냉정하게 마주하게 되는 시기다. 그동안 쌓인 도시의 삶의 방식과 새로운 시골의 삶이 충돌하면서 물리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인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처음에는 ‘드디어 여유로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구나’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지만, 막상 시골에 도착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복잡한 감정이 쌓이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귀촌 초기 3개월 동안 은퇴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짚어보고,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도시에서 살았던 수십 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질서와 인간관계, 그리고 일상의 방식에 적응해야만 하는 이 시기는 단순한 이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귀촌을 막연히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통해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며, 이미 귀촌을 실행한 사람이라면 ‘나만 겪는 일은 아니구나’ 하는 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귀촌 초기 동안 은퇴자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

 

외로움과 인간관계의 단절 : 심리적 충격

도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은퇴자들은 대부분 인간관계를 직장, 모임, 아파트 생활을 통해 이어왔다. 하지만 시골로 내려가면 그동안의 사회적 연결망은 순식간에 끊어진다. 귀촌 후 첫 번째로 느끼는 문제는 바로 ‘고립감’이다. 아침에 일어나도 연락할 친구가 없고,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다. 물론 일부 시골 마을에서는 이웃끼리 왕래가 활발하지만, 은퇴자가 그 사회에 새롭게 진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 주민들은 서로를 오랜 세월 알아왔고, 신뢰의 기반도 이미 형성되어 있다. 낯선 외부인이 갑자기 등장했을 때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 결과 은퇴자는 자신이 철저히 외부인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체감하게 되고, 생각보다 깊은 심리적 고립에 빠진다.

이러한 고립은 때로는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은퇴자일수록 단절의 충격이 크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대화나 커피 한 잔이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그제야 깨닫는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 관계의 중심이 사라졌을 때 정체성 자체가 흔들린다. 시골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자 노력해도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쉽게 통하지 않는다. ‘서울 사람은 싹수없다’, ‘도시에서 내려온 사람은 괜히 유세 떤다’는 식의 선입견도 적지 않다. 결국 많은 은퇴자들이 이 기간 동안 무기력함과 외로움에 지쳐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상적 불편함과 생활 인프라의 부족

귀촌 초기 3개월 동안 은퇴자들이 가장 실감하는 또 다른 문제는 생활 인프라의 부족이다. 도시에서는 당연했던 병원, 마트, 대중교통 등이 시골에서는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거나, 이용 가능한 시간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거나 병원 방문이 잦은 은퇴자들에게는 의료 접근성이 심각한 불편으로 작용한다.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약이 떨어졌을 때 근처에 응급 진료소가 없는 현실은 은퇴자에게 불안을 안긴다.

또한, 간단한 생필품을 구입하려 해도 차량 없이 이동하기는 어렵고, 인터넷 쇼핑을 하더라도 배송이 지연되는 일이 많다. 일부 지역은 주소지 등록조차 되지 않아 택배 수령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기본적인 생활 편의 시설이 부족한 현실은 도시생활에 익숙한 은퇴자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귀촌=저비용 생활’이라고 생각하지만, 차량 유지비, 기름값, 택배비, 자체 정비 비용 등이 늘어나며 실제 생활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불편함은 단순히 ‘적응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이 중요해지는데, 시골은 이러한 기반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전기도 자주 나가고, 인터넷 속도도 느리며, 복잡한 행정절차는 읍사무소까지 직접 가서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결국 귀촌 후 은퇴자는 일상적인 일조차 ‘노력’과 ‘시간’을 들여 해결해야 하며, 이로 인한 피로도가 상당하다.

 

자연에 대한 환상과 실제 환경의 괴리

많은 은퇴자들이 귀촌을 결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연에 대한 동경이다. 푸른 산, 깨끗한 공기, 조용한 마을을 상상하며 마음의 안정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종종 그 기대와 충돌한다. 첫 번째로 마주하는 불편은 자연의 거칠음이다. 봄철에는 벌레가 들끓고, 여름에는 뱀이 출몰하며, 겨울에는 난방 문제로 몸이 꽁꽁 얼어붙는다. 특히 수도가 얼거나 보일러가 고장 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기술이나 경험이 없다면, 매번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또한 집 주변에 잡초가 금방 자라나고, 작은 동물들의 침입도 잦다. 시골 생활은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싸우는’ 일상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장마철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갑자기 집 마당에 물이 차오르거나,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길이 끊기는 상황도 생긴다. 이런 위급 상황에 대비하려면 도구나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도시에서는 접하지 않았던 생소한 문제들이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자연재해에 대한 취약성도 존재한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국지적인 폭우나 한파, 가뭄 등이 잦아졌고, 시골은 이에 대한 대응 시스템이 부족하다. 도시에서는 관리사무소나 관공서가 즉각 대응하지만, 귀촌한 은퇴자는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결국 많은 은퇴자들이 이 시기에 ‘자연은 낭만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경제적 오해와 예산의 부족

귀촌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다. 도시보다 집값이 저렴하고, 생활비가 적게 들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에서 자주 무너진다. 실제로 많은 은퇴자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예산을 소진하게 된다. 그 이유는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유지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농촌 지역의 주택은 대부분 오래된 주택이고, 누수, 단열, 보일러, 전기 문제 등으로 인해 초기 수천만 원의 보수비용이 들 수 있다. 여기에 농기계나 차량, 장비 구입비까지 더해지면 경제적 부담은 급격히 증가한다. 또한 전원주택에 살 경우, 기본적인 집 관리조차 외주를 써야 할 경우가 많고, 이는 고정적인 지출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수입원의 부재다. 퇴직 후 연금이나 퇴직금에만 의존하며 귀촌을 시작한 경우, 예기치 못한 지출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귀촌하면서 소규모 농사를 짓거나, 농산물 판매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조차 전문성과 유통 경로, 계절성 문제로 인해 현실화되기 어렵다. 은퇴자가 단기간에 농업을 수익화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귀촌 전에 충분한 자산 계획과 생활 예산을 세우는 것이 필수다.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과 마인드셋의 전환

귀촌 초기 3개월은 은퇴자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의 충격을 주는 시기다. 그러나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귀촌의 삶은 새로운 기회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먼저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조절하는 것이다. 귀촌을 낭만적인 일로만 보지 않고, 물리적·정신적 노동이 수반된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런 노동이 일상의 루틴이 되고, 성취감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귀촌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둘째,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지역 주민과의 관계를 서두르지 않고, 지역 행사에 자주 참여하면서 천천히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마을 이장이나 리더와의 관계는 다른 이웃과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가능하다면 귀촌 전부터 해당 지역 커뮤니티에 참여하거나, SNS를 통해 정보와 인맥을 형성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경제적인 준비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생활비 외에도 예기치 못한 비용에 대비한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은퇴 후에도 지속 가능한 소득원이 있다면 훨씬 안정적인 귀촌 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귀촌 후 온라인 강의, 블로그 운영, 로컬 콘텐츠 제작 등으로 소득을 얻는 은퇴자들도 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기준과 계획을 갖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귀촌을 선택한 본질적인 이유를 자주 되새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순히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감정적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재정립하고 싶은 의지로 귀촌했다면, 그 동기가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귀촌은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지만, 그 안에 도시에서 얻을 수 없는 가치와 삶의 균형이 존재한다.